2024.04.23 (화)
~@img!!문화유산지킴이 회원들과 옥산서원을 찾은 것은 만추의 서정이 짙게 묻어나는 10월의 어느날 이었다. 경주남산의 마애석불과 괘릉, 양동마을, 옥산리의 정혜사지 13층석탑을 돌아보고 오는길 이었다. 현란한 단풍의 경염(競艶)이 흥겨운 잔치를 마무리 하는듯, 농익은 잎사귀들이 하나둘 지기 시작한다. 옥산서원으로 들어서는 초입에는 고고한 선비의 지성과 기개를 상징 하듯이, 낙락장송 세 그루가 청정한 운치를 더하니, 우리일행이 예사롭지않은 땅에 들어 섰음을 짐작하게 했다. 한껏 간편한 복장이지만 조신한 자세로 마음을 ...
~@img!!국향이 무르익어가는 어느 가을날 문화유산지킴이 회원들이 남한산성을 찾았다. 곱게 물든 단풍이 고즈넉한 산성위에 세월의 무게를 얹고 있다. 산행을 즐기는 이들의 알록달록한 복장이 예쁜 단풍과 어울려 황홀한 시절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침괘정에 들러 내력을 듣고 서문에서는 아득한 그때, 눈물을 쏟으며 오랑캐에게 항복하러 나가던 임금행열을 더듬은후 정상으로 향했다. 수어장대에 이르니 수십여명의 군인들이 현장교육을 받는지 구호소리가 요란하다. 노송이 드리운 한켠으로 비켜서서 이마의 땀을 닦았다. 청량산 꼭대기의...
~@img!!물 폭탄을 쏟아 붓던 장맛비도 그쳤고 가을 하늘이 드높은 수확기를 맞아 가을 들판엔 비바람을 이겨낸 알곡이 영글어 추수가 한창이다.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가 열흘이 지났고 다음 주엔 민족의 명절인 중추절을 맞이한다. 매스컴은 벌써부터 설맞이 소식을 전하는데 사람들은 기쁨보다 시름이 더 많은 표정이다. 집중호우에 따른 농산물 가격하락에 이어 서민들의 장바구니를 외면하기 때문이다. 추석이 오기 전에 벌초는 물론 찾아오는 가족 친지들도 반갑게 맞아야 할 채비를 해야 한다. 추석은 예로부터 으뜸...
~@img!!욱일승천기 치켜들고 못된짓 일삼다가 날벼락 맞은지가 엊그제이거늘 무릎꿇고 근신하여야 할 처지에 다시 그 깃발 내세우며 독도까지 너의 땅이라 우겨대는 그 생트집이 가관이구나 런던올림픽을 못보았느냐 우리는 지난날의 우리가 아니라 떠오르는 해이니라. 너의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일어설 수 없는 지는 해이니라. 하늘이 지켜보고 있느니라. 바다에서 쓰나미가 땅속에서 지진이 땅위에서 태풍이 바로 그것이니라 그 뿐이랴 북쪽에선 러시아가 남쪽에선 중국이 내땅이라 버텨서지 않느냐 일러...
~@img!!철원문화원 식구들과 함께 남해안 여행을 다녀왔다. 여수엑스포 구경도하고 남도의 정취도 즐길겸 홀가분한 나들이 였다. 영어(囹圄)의 몸처럼 답답하던 심신이, 남녁의 바람을 쏘이니 자유를 찾은듯 상쾌했다. 우리가 이틀밤을 묵은곳은 경남 남해군 창선면 대벽리의 어느 모텔이었는데, 이곳은 한려수도의 한가운데라 풍광이 그만이었다. 점점이 떠있는 무수한 섬들, 일망무제로 확 트인 전망, 쪽빛바다와 맞닿아 있는 푸른하늘과 흰구름, 고기잡이 배들의 분주한 모습들이 다도해의 미관과 평화를 더 없이 멋지게 그려 주었다. 특...
~@img!!‘아름다워라 절경 한 구역/ 옛부터 이름난 고석정/ 물이 깊어 검푸르고/ 골은 돌아 몇 굽인데/ 삼백척/ 큰 바위하나/ 강 복판에 우뚝 솟았네 (중략)‘. 노산 이은상 선생의 ’고석정 찬시‘이다. ‘고석정’은 한탄강 계곡의 한 가운데 외롭게 서 있는 큰 바위와 그 옆의 정자를 총칭하는 말이다. 현무암의 기암절벽과 도도하게 굽이치는 강물의 숨결이 철원8경을 빚어 놓았는데, 그 비경의 절정이 고석정이다. 철원은 거대한 용암으로 이루어진 화산고장이다. 태초에 평강의 오리산에서 화산이 폭발하여, 그 뜨거운 마그마...
~@img!!김 영칠 수필가 요즘 어느 민간방송에서 방영중인 ‘무신(武神)’드라마가 자못 재미 있습니다. 허구와 가식이 섞여 있긴해도 부담없이 즐기는 맛이 꽤 있습니다. 드라마 무신은 고려시대 최씨정권의 얘기인데요. 최충헌이 년로해 죽고 그 아들들 간의 권력다툼에서 장자인 최우가 극적인 반전으로 정권을 잡는 장면들이 흥미를 돋꾸어 주는군요. 현대사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긴 군사정권의 선례라 할까요. 아무튼 우리역사에는 무인들에 의한 국가권력의 찬탈사례가 심심치 않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군사정권...
~@img!!김영칠 수필가 삼강오륜 하니까 무슨 캐캐묵은 소릴 하느냐고 나무라실 분이 계실줄 압니다만. 그러나 단순히 전통사회의 유물이라고 단정하기엔 아직은 미련이 많거든요. 그리고 적지않은 분들이 잘못 알고 계시거나, 오해를 하고 계신부분도 없지 않구요. 해서 차제에 제대로 좀 알아 보고자 합니다. 삼강오륜이란 말은 나이드신 분들이라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오신 말씀이지요. 수천년을 유교문화속에 젖어온 동양사회,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생활자체가 이 지엄한 논리의 지배를 받아 온게 사실입니다. 삼강오륜은 한...
~@img!!김영칠 수필가 성군 세종대왕의 장자 ‘이향(李珦, 1414-1452)’은, 여덟살에 왕세자에 책봉되어 29년을 후계자로 지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몸이 허약하여 재위2년만에 돌아가니, 그가 조선조 5대임금 ‘문종’입니다. 문종은 지나치게 착하고 어진 문약함이 있었지만, 훌륭한 스승들의 가르침 덕분에 뛰어난 학문적 소양을 지닐수 있었습니다. 세종말년에는 7년간 대리청정을 하면서, 측우기의 제작과 군사제도를 개혁하는등 강한 의욕을 보이기도 했는데, 너무 일찍 붕어하는 바람에 높은 꿈을 펼쳐 보지못한 한을 ...
~@img!!김영칠 수필가 인생사에 있어서 ‘사제의 만남’처럼 소중한 인연도 없을줄 압니다. 좋은 만남으로 감동적인 경우가 있는가 하면, 때로는 어긋난 운명으로 가슴아픈 일도 있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양녕대군과 변계량선생의 만남이 불행한 관계였다면, 이번에는 매우 행복한 만남을 소개합니다. 고매한 인품과 높은 학문으로 제자를 계도한 스승, 그리고 스승의 높은 뜻을 깊이 이해하고 부응하여 위대한 보람을 만들어 낸 제자, 그리하여 돈독한 사제관계가 일생동안 한결같았던 아름다운 인연이 우리역사에 남아 있지요. 바로 세종대왕...
~@img!!김영칠 수필가 사대부국가 조선의 제왕학 교육은 대단히 철저 했는데요. 임금도 매일 한차례 이상씩 신하들의 경연(經筵)을 들어 야만 했고, 특히 왕세자 또는 왕세손은 ‘시강원(侍講院)’이라는 별도의 전담기구를 설치하여 가르쳤지요. 특히 장차 군왕이 될 왕세자를 가르치는 시강관은 역활과 책임이 막중해서, 학문과 인품이 훌륭한 신료나 선비를 골라 뽑았습니다. 오늘은 태종의 맏아들 양녕대군을 가르친 변계량(卞季良,1369-1430) 선생 말씀을 드려 보고자 합니다. 본관이 밀양인 선생은 자가 거경(...
~@img!!김영칠 수필가 ‘당태종 이세민’과 ‘조선태종 이방원’은 여러모로 닮은 꼴 인데요. 서로간에 700여년의 시공차가 있음에도, ①성(姓)과 묘호(廟號)가 같은 점 ②창업을 주도한 점 ③뛰어난 군사적 재능과 통치능력을 갖춘 점 ④당초의 후계자 지명에서는 밀린 점 ⑤대권확보를 위해 형제를 살해 한 점 ⑥외형상 아버지에 대한 효성과 충성심을 간곡하게 견지 한 점 ⑦왕족간의 다툼에 국한되어 일반백성들이 피해를 입거나 원성은 없었다는 점(오히려 건국초의 정치적 필요와 시대배경은, 강력한 지도자의 출현을 바란면도 있었음). 대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