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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향교와 석전제(釋奠祭)

기사입력 2011.03.1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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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영칠(수필가)

    ~@img!!삼월중순으로 접어드니 봄 내음이 한결 짙어 졌습니다. 경쾌한 종다리의 지저귐이 하늘가에 닿았고, 살랑이는 봄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이른봄날 아침입니다. 고즈넉하던 철원향교뜰이 갑자기 분주해 졌습니다. 백포의에 유건을 쓴 유림들과 근엄하게 제복으로 치장한 제관들의 행차로 경내가 한껏 경건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오늘은 만세종사이신 “공부자탄강2,562년 춘기석전대제”를 봉행 하는날 이지요. 특히 오늘제례는 철원향교가 준공을 하고 모처럼 맞는 큰행사 이기에 의미가 더 큰 것 같군요. 그간 철원향교의 복원을 위하여 향교와 유림, 행정당국과 군민모두가 애를 많이쓰고 관심을 기울인 결과, 오늘날처럼 전국 굴지의 번듯한 규모로 거듭나게 되었음은 우리군민의 자랑이요 긍지이기도 합니다. 향교복원은 단순한 목조문화재의 되살림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되찾고 정체성을 바로 세웠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옛시대의 유산이고, 사대주의의 잔재이며, 이끼낀 학문의 진부한 도량이라고 폄하하는 경우도 없지 않으나, 향교가 이땅에서 최소한 600년이상을 토착화한 전통교육기관으로서 뿌리내려온 역사적 연원을 되밟아 본다면, 그 정신적 향수는 절대 무시할수 없겠지요. 다만 시급한 과제가 있다면, 시대적 환경과 수요를 못따라가고 있는 현재적인 공허함과 운영부실, 고루한 집착과 현실외면등의 한계에 봉착해 있으므로 특히, 내실면에서 획기적인 운영쇄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는 말은 쉽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으므로, 장,단기적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관심을 갖고 지원할수 있도록 행,재정적인 제도를 마련해 나가면서, 향교자체적인 자구노력과 활성화방안을 병행해야 할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방향교는 대부분 영세하고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으며, 지방유림들 또한 연로하고 거동이 만만치 않으므로, 뜻있는 젊은세대들을 영입하여 육성할 필요성도 증대하고 있지요. 우리철원향교는 그런면에서 밝은 전망과 긍정적인 미래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외형적인 구조와 격식을 갖추었고, 그동안 복원사업을 위해 애쓰신 향교지도자분들의 헌신적인 지도력이 강력하게 뒷받침되어 있는만큼, 내실운영방안만 제대로 마련된다면 훌륭한 지방향교로 발전해 나갈수 있을것으로 봅니다. 문제는 우리모두의 향교에 대한 관심과 성원과 사랑입니다. 항상 문이 열려있어서 누구나 즐겨찾고, 머리를 일깨울 수 있는 현대적인 삶의 공간으로 변신할수 있도록 군민적인 중지를 모아야 할 때 입니다. 공부자님의 탄강일에 올리는 제향을 특별히 “석전(釋奠)”이라 하는데, 이는 가난하고 청백한 스승에게 역시 가난한 제자들이 나물음식 이나마 정성을 다해 올린데서 유래 하였다고 합니다. 21세기 최첨단 전자문명시대를 살아가고있는 오늘날의 우리가 석전제를 봉행하는 의의는, 어느 특정인을 숭배해서가 아니라 연면히 이어온 전통과 풍교(風敎)의 가치를 존중하고 계승발전 시키자는 진솔하고 겸허한 마음의 발로가 크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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