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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탐방기

기사입력 2011.07.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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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영칠 (철원향교 명예기자) ~@img!!지난 6월21일, 서울의 유림회관에서 향교기자연수와 임명장 수여 행사가 있었다. 전국의 각 향교에서 뽑혀온 많은 기자들중에 필자도 일석을 점하여 ‘성균관 최근덕 관장님’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어르신은 임명장을 주시면서 철원향교에 대하여 각별한 애정을 표해 주셨다. 기쁘고 벅차고 감사했다. 이제부터 ‘철원향교의 알림이’로서, 뜻있는 역할을 다해야 하겠다는 사명감이 어깨를 눌렀다. 그동안 생존의 절박한 공간을 쫒기듯 살아오면서 미쳐 깨닫지 못한 가르침, 분주한 삶 속에서 등한히 했던 전통가치들에 대한 죄송함과 반성도 함께 일었다. 그러면서 사실은, 여러모로 미흡한 상태에서 중책을 맡은데 대한 송구함도 없지 않았다. 열심히 배워서 보답을 드리겠다는 다짐으로 자책감을 달랬다. 연수를 마치고 일행과 함께 성균관을 찾았다. 성균관은 생에 처음 찾아 뵙는지라 감동이 퍽 남달랐다. 옆문을 통해 안뜰에 올라서니, 거기에는 고색창연한 역사가 장중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월대위에 근엄하게 좌정한 대성전과 명륜당, 수백년 세월을 말없이 증언 하고있는 은행나무의 우람함, 유생들의 글읽는 소리가 낭낭히 박혀있는 동서재, 가즈런한 참도위에 조신하게 깃든 옛 숨결, 이런 모든 것들이 고즈넉한 역사의 그늘에 발길을 멈추게 했다. 일찍이 제왕법도의 요람이요, 사직경영에 있어 ‘제례와 양사(養士)’의 최고중심기관 이었던 이곳, 바람과 구름에 실려가 버린 아득한 세월의 허망함이 가슴가득 밀려 왔다. 문득 담장밖의 자동차 소음이 존엄속의 정적을 깼다. 무덤덤하게 경내를 범접하는 뭇 사람들의 분망함이 경건한 정취를 할퀴고 간다. 조선정신이 깃든 위대한 성소는, 거대한 도심속의 외로운 섬 인양 괴로운 몸을 뒤채이면서 가쁜숨을 힘겹게 내뱉고 있다. 현재는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달음질 치는데, 어찌하여 과거는 덧없는 전설로 후대를 우울하게 만드는가? 그 순간 나는 되뇌었다. “이곳은 비록, 서세동점의 시대사조에 밀려 어쩔수 없이 낡은 가치로 치부 되었지만,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나라의 근본과 겨레의 몸짓, 삶의 어우러짐과 나아짐, 새로 만듬과 굳센 얼의 바탕’이 모두 예서 비롯되지 않았던가! 그리고 이러한 정신문화의 뿌리는, 금시발복적인 물질문명의 허상 속에서도 현혹 되지않고 중심을 잡을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되어 온것 아닌가”. 그러나 21세기로 접어든 오늘날의 관점에서, 성균관과 향교의 위상은 위기라 할만치 매우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것도 사실이다. 1894년 갑오개혁으로 전통관학의 권위를 잃고 격동의 세월 100여년이 흐른 오늘, 우리의 전래가치는 탈색되어 외면받고 잊혀지기에 이르렀다. 성균관과 성균관대학교의 묘한 대조가 던지는 상징적 시사처럼, 우리의 향교도 현대학문의 소용돌이에 떠밀려 좌표를 잃고 말았다. 향교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부족은 물론이고, 안다해도 단순한 문묘시봉과 향사쯤으로 인식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런중에도 최근 전통문화유산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정부에서도 지원을 확대하는 추세에 있음은 고마운 일이다. 그런 현상에 힘입어, 많은 향교들이 사우단장과 참여저변확대, 전통사업 활성화등으로 본래위상 회복에 나서고 있음은 고무적인 모습이다. 우리 철원향교도 중앙과 지역유림들의 뜨거운 성원, 지방정부의 배려덕분에, 지난해 격식과 규모를 갖추어 훌륭하게 복원할수 있었음을 감사 드린다. 근사한 규모와 화려한 외관에 걸맞게 속안을 창조적으로 채우는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성균관과 향교의 현대적 의미는, 시대중심가치 로서의 확실한 자리매김과, 정신문화의 선도적 위상을 확립하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역사적 전환기에 처해있는 향교의 앞날을 위해, 감히 몇가지 소견을 드려 보고자 한다. ○ 첫째, 시대발전추세에 부응하여 ‘능동적인 변화와 개혁’이 수반되어야 한다. ○ 둘째, ‘덕망있는 우수인재의 영입과 선발’로 후대양성을 병행해야 한다. ○ 셋째, 향교를 딱딱하고 갑갑한 공간이 아닌, ‘배움과 재미의 산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 넷째, 향교의 ‘문턱 낮추기와 문호개방’이 필요하다. ○ 다섯째, ‘지역사회와의 교류와 협조’를 위해 다양한 상생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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