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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수어장대(守禦將臺)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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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수어장대(守禦將臺) 단상

김 영 칠

~@img!!국향이 무르익어가는 어느 가을날 문화유산지킴이 회원들이 남한산성을 찾았다. 곱게 물든 단풍이 고즈넉한 산성위에 세월의 무게를 얹고 있다. 산행을 즐기는 이들의 알록달록한 복장이 예쁜 단풍과 어울려 황홀한 시절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침괘정에 들러 내력을 듣고 서문에서는 아득한 그때, 눈물을 쏟으며 오랑캐에게 항복하러 나가던 임금행열을 더듬은후 정상으로 향했다. 수어장대에 이르니 수십여명의 군인들이 현장교육을 받는지 구호소리가 요란하다. 노송이 드리운 한켠으로 비켜서서 이마의 땀을 닦았다. 청량산 꼭대기의 솔바람이 상쾌하다. 해발497m의 조그마한 야산이지만, 마치 수천미터의 고봉에 오른 것처럼 전망이 시원하다. 저아래 하남시가 손에 잡힐 듯 지척이고 한강수가 아련하게 다가온다. 남한산성은 찾을 때 마다 감회가 다르다. 무슨 큰 포부나 거대한 담론이라기 보다는,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슬기와 방법에 관한 궁금증 같은거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중심된 가치관이나 철학은 어떤것인지? 어려운 환경에 처했을때는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등등...그런점에서 남한산성은 우리삶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폭넓게 구할 수 있는 학습장이 아닐는지. 우리는 가정이나 사회, 국가를 경영함에 있어, 항상 유비무환의 자세로 오늘을 닦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배웠다. 그리고 개인이나 국가의 운명은 모두 중요하고 특히, 나라의 존재는 절대최고의 가치이므로, 이를 지키고 보전하기 해서는 국민적 역량의 결집과 강화가 전제되어야 함을 귀가 따갑게 들어 왔다. 그런데 과연 역사는 이론과 원칙대로만 흘러 왔는가? 말로는 성인의 가르침이면서 막상 위급한 상황에 처하고, 생존이 경각에 달리게 되면 금과옥조같이 떠 받들던 신념을 헌신짝같이 내 버리는 일들이 너무 많았었다. 바깥의 상황은 신경도 안쓴채, 집안 싸움만 골몰하다가 급기야 혼쭐이 나고만 한심한 일들. 문명이나 문화와는 땀쌓고 살육과 싸움질만 능사로 아는 야만인들이 겁박을 해대는데도, 대책없이 명분만 고집하는 답답함. 그리하여 종내는 힘에 꿀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창피를 당한 어처구니 없는 일들. 섬나라 칼잡이들에게 무려 7년간이나 능욕을 당하고 절치부심 했으면서도, 그로부터 불과 38년후에는 전보다 더 지독한 곤욕을 당한 일들. 이런 뼈아픈 상처의 종합적인 축소판이 바로 여기 남한산성인 것이다. 한번 혼이 났으면 두번다시 되풀이 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고쳐서 대비를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 번번히 멍청하게 당하기만 한다면, 그건 바보천치이거나 아니면 간악하고 지능적인 반역행위이다. 역사가 짧고 얕아서 본받고 깨우칠 대상이 없으면 우정 만들기라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어, 보고 배울 수 있는 생생한 현장과 훌륭한 역사적 자료가 많은데도, 이를 제대로 활용할줄 모른대서야 말이 않되는 소리다. 우리가 생존을 이루고 있는 현실은 음악과 춤으로 환희 가득한 무도회장도 아니요, 도인과 신선들만 사는 열락의 무릉도원도 아니다. 더욱이 현학적인 설교나 수사학적 논리의 잣대로 재기엔 너무 성글고 강퍅하다. 이념의 총부리가 일촉즉발을 다투고, 위선과 비합리와 추잡한 이욕, 비열한 파렴치와 간교한 술수가 난무하는 혼돈의 좌판인 것이다. 역사를 사랑하고 시대를 근심하는 강호제현들이여! 남한산성 수어장대 앞으로 모이시라! 우리모두 여기모여 376년전 그날로 돌아가 애끓는 역사의 소리를 듣자구요. 섣달 스무나흗날밤 살을 에는 강추위속에 창황망조한채 나무꾼등에 엎혀 남문으로 들어오신 인조임금의 통절한 눈물과 한숨소리. 그리고 한달여만에 곤룡포대신 남색의 신하복장으로 서문을 나가 되놈에게 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로 항복한 전하의 피눈물. 용골대의 홍이포가 행궁옆에 꽝꽝 터지는데도, 명분과 실리를 놓고 주화파와 주전파로 대립하여 극렬하게 다투던 모습. 청태종의 송덕비 문안작성을 놓고 서로 않짓겠다고 발뺌하던 선비들. 그리하여 임금의 읍소앞에 엎드려 후세의 지탄을 감수하겠다고 나선 어느 대신의 애끓는 충정. 지금 수어장대앞에 도열한 사랑하는 아들들아! 제군들은 이런 가슴아픈 옛일들을 알고나 있느냐? (끝) (김영칠 약력) o철원부군수와 강원도의원 역임 o한국문인,강원문인,강원수필,강원펜문학 회원 o춘천문화원 문창반 회원 o문화원연합회 강원도지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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