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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의 서정과 꿈, 그리고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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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의 서정과 꿈, 그리고 인생

김 영칠(수필가)

~@img!!“3월은 늦봄이니 청명곡우 절기로다. 봄날이 따뜻해져 만물이 생동하니 온갖꽃 피어나고 새소리 갖가지라. 농부의 힘드는 일 가래질 첫째로다. 점심밥 잘 차려, 때 맞추어 배 불리소.....”. 옛 조상님들이 음력절기로 노래한 새봄의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입니다. 남녘은 꽃잔치 소식이 요란한데 우리 고향은 아직 이군요. 옛날 고구려의 남진 보루였고 고려와 태봉국의 중심이었던 우리 철원은, 대륙의 찬바람 탓에 봄이 한걸음 늦게 열리지요. 아직도 높은산 깊은 골짜기에는 잔설과 얼음이 숨어있고, 아침저녁으로 옷깃을 스치는 섬뜩한 냉기는 돋아나는 새순을 움추리게 만듭니다. 하긴 해발900고지 범벅령(근남면 잠곡리 뒷산)은 5월에도 얼음이 있으니까요. 기다리는 봄 처녀는 더딘 걸음으로 왔다가, 사랑할 새도 없이 잰 걸음으로 동구밖을 나서지요. 긴 겨울의 음울한 터널을 빠져나와 아지랑이 언덕에서 부르는 봄노래는, 그리움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어느덧 한 여름의 초입에 들어 서구요. 황도(黃道)위에 멈춰선 듯 이글거리는 태양은 용광로같은 정열의 역사를 만들고, 포만을 만끽하는 결실의 순간을 맞는가 하면, 절기는 또다시 깊은 태동의 적막속으로 가라 앉지요. 남촌의 훈풍으로 계절이 잠을 깨고, 심호흡과 기지개를 켜는 새봄의 들녘에 나섰습니다. 싱그러운 바람, 상쾌한 새소리, 맑은 냇물의 속삭임, 토실토실 살찐 버들강아지, 개나리와 산수유의 은은한 유혹, 연초록으로 갈아입은 새싹들의 정경은 한 폭의 수채화요 새봄의 교향악 입니다. 논밭의 시큼하고 구린 두엄냄새도, 옆친구가 뿜어대는 담배연기 만큼이나 구수한 맛을 풍기지요. 산록과 들가운데 듬성듬성한 학머리 형상의 토묘는, 지난 겨울에 돌아가신 우공(牛公)과 돈군(豚君)들의 유택(幽宅)입니다. 모두 시절을 잘못 만난 죄 일뿐이니, 진혼주 헌작으로 사별의 애절함을 대신 합니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이승을 떠나면 남는건 아쉬움 뿐인데, 고종명 천수(考終命 天壽)는 인생오복이라 하지만, 요절과 비명은 더 없는 고통 일진대, 우리시대엔 왜 이런 아픔이 많은지 모르겠네요. 한 떼의 쇠기러기 떼들이 착륙과 비상을 거듭하면서 고별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저리도 질서정연할까? 부럽기 까지 합니다. 녀석들은 반드시 두 마리 이상이면 대열을 짓고, 세 마리 이상이면 리더를 앞세운 삼각편대 비행을 하는데, 그 흩으러짐 없는 질서유지와 행동통일은 우리인간들이 배워야만 할 것 같군요. 지도자, 원로어르신, 선배님, 이런 분들의 가르침을 우리시대의 좌우명으로 삼아야 할텐데요. 한식을 맞아 모처럼 찾은 어머님 묘소는, 빛바랜 조화와 이끼낀 비석이 풍상세월(風霜歲月)의 사연을 말해 주는군요. 강산이 두 번 넘게 바뀐 아득한 세월의 저 편에서, 어머님은 여전히 애틋한 사랑의 손짓을 해 주셨습니다. 그 순간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 뵙지못한 죄송함이 가슴속에서 뜨겁게 솟구쳐 올랐습니다. “부모가 돼 봐야 비로서 부모 마음을 안다”는 옛 말씀을, 나이를 한참 먹은 뒤에야 깨달았으니 우둔하고 어리석은 죄책과 불효가 마냥 부끄럽기만 하였구요. 부부해로(夫婦偕老)가 금슬지락(琴瑟之樂)의 으뜸이라 하였는데, 여기 이분은 경인대병란(6.25)으로 남편을 생이별 한후 눈물의 세월을 살다 가셨으니, 자식들의 가슴엔 평생의 장한가(長恨歌)로 남았지요. 그리운 님 묘소에 함초롬히 피어난 할미꽃, 시련과 암흑과 절망을 넘어 자애롭고 꿋꿋한 희망을 꽃 피웠습니다. 코끝이 시린 아득한 향수의 전설이 포근히 내려 앉고 있습니다. 머언 먼 길마재의 오두막에도 머지않아 화사한 꽃대궐이 열리 겠지요. “봄풀은 해마다 푸르른데 인생은 한번가면 다시 오지 않는다네 (春草年年綠 人生歸不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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